억울하다. ㅜㅠ
이건 어쩔 수가 없어. ㅜㅠ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 존 카메론 미첼이 한국에 와 직접 '사랑의 기원(Origin of Love)'을 불러 줄 것이라고. 무대에서 쓰러지고, 구르고, 옷을 찢는 헤드윅의 난장을 보여 줄 것이라고. 영화 '헤드윅'의 한국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2002년 개봉 때 '전년도 선댄스영화제 감독상 작품'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모든 영화관에서 조기 종영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에도 헤즈헤드(헤드윅 마니아를 지칭하는 말)는 중앙시네마 단관 금요일 밤 장기 상영을 이끌어 내는 열정을 보였지만 그 불씨는 너무 약해 보였다. 하지만 이 불씨는 뮤지컬로 번졌고 이제 원조 헤드윅 미첼을 한국으로 불러들일 만큼의 커다란 불꽃이 됐다.
지난 27일은 한국의 20만 헤즈헤드에게 기념할 만한 날이었다.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헤드윅 콘서트'에 원조 헤드윅 미첼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미첼은 헤즈헤드가 기대한 것 이상의 열정적 무대를 선보였고 스탠딩 객석은 3시간 동안 방방 뛸 수밖에 없었다. 특별히 미첼은 한국 팬을 위한 많은 준비를 해 헤즈헤드를 감동시켰다.
● 8명의 한국 헤드윅의 콘서트
콘서트는 송용진(송드윅)의 '티어 미 다운 (Tear Me Down)'으로 시작됐다. 송용진의 춤추는 그림자가 아른거리던 천이 내려가면서 첫 무대가 펼쳐졌다. 잠실 실내체육관 1층을 가득 메운 스탱딩 석은 물론이고 2층 지정석까지 꽉 채운 관객은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몸을 풀기 시작했다.

두 번째 헤드윅은 오드윅 오만석. 최고의 인기를 입증하듯 오만석이 '사랑의 기원(Origin of Love)'을 부르자 객석은 환호로 가득 찼다. 노래를 마친 오만석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살아서 이 자리에 섰다는 것 자체가 큰 기쁨입니다"라는 말로 감격스런 오프닝 인사를 했다. 이어 "제가 술 마시고 슬플 때 늘 부르는 노래를 준비했다"라며 자유곡으로 김장훈의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열창했다. 특별히 오만석은 감정에 북받쳤는지 노래 부르는 내내 뜨거운 눈물을 흘려 관객들의 마음까지도 적셨다.
특유의 엉덩이 흔들기 춤과 함께 등장한 김다현(다드윅)이 오만석의 눈물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업(Up)시켰다. 섹시하면서도 경쾌한 곡 '슈가 대디(Sugar Daddy)'에 맞춰 스탠딩 석은 크게 출렁거렸다. 자유곡으로 영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의 '웨이 백 인투 러브(Way Back into Love)'를 선택한 김다현은 관객에게 준비한 꽃을 바치기도 했다.
네 번째 출연자는 조정석(조드윅). 불꽃과 함께 '앵그리 인치(Angry Inch)'를 들고 나왔다. 무대 한가운데와 양옆에 준비된 3개의 대형 화면과 무대 벽면은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붉은색 영상과 불 영상은 피가 콘서트장에 넘치는 느낌을 줬고 '앵그리 인치' 노래와 함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자유곡은 크리드의 '마이 세크리파이스(My sacrifice)'를 불렀다.
다섯 번째 출연자는 헤드윅이 아닌 이즈학 역할을 맡은 이영미였다. 이영미는 "더는 코러스가 아니야! 내가 주인공. 누가 빛나는지 봐!"라는 도전적인 멘트와 함께 등장했다. 섹시 힙합 여전사를 연상케 하는 캡 모자에 금빛이 도는 망사 후드 집 업과 금색 브래지어를 매치시켰다. 짧은 검은색 치마가 격렬하게 춤을 출 때마다 아슬아슬하게 흔들렸고 수염과 두건을 벗은 이즈학의 섹시한 모습에 관객들을 소리를 질렀다.
이영미의 '랜덤 넘버 제너레이션(Random Number Generation)'이 끝나고 다음 무대는 김수용(용드윅) 차례였다. 빨간 장갑을 끼고 나와 '윙 인 어 박스(Wig In a Box)'를 격렬한 쉐이킹과 함께 선보였다. 김수용이 무대에서 내려와 스탠딩 석 가운데로 난 길을 가로지르자 사람들은 미친 듯 소리를 지르고 손을 뻗어 김수용을 만지기 위해 안감힘을 썼다. 자유곡은 그린 데이의 '바스켓 케이스(Basket Case)'를 선택했다.
헤드윅 의상을 입고 있던 오프닝 때와 달리 검은색 팬티 한 장만 달랑 걸친 송용진. 그것도 중요한 부분을 기타로 가려 완전히 벌거벗은 느낌을 줬다. 자유곡 '정혜경'을 부르는 내내 몸을 비틀며 꼬아 앞서 나왔던 다른 헤드윅보다 헤드윅다운 모습을 보였다. 뒤이어 엄기준(엄드윅)이 무대로 나와 라디오 헤드의 '크렙(Creep)'과 '위크드 리틀 타운(Wicked Little Town)'을 열창했다.
또 다른 이즈학 전혜선은 공주풍의 아이보리색 미니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 색다른 모습을 보였고 송창의(송드윅)은 은색 잠바를 입고 나와 '헤드윅스 러멘트(Hedwig's Lament)' 등의 곡을 불렀다. 마지막 한국 헤드윅으로 등장한 이석준(베로니카)는 '윅크드 리틀 타운(Wicked Little Town)' 등의 노래를 불렀다.
● 미첼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8명의 헤드윅과 2명의 이즈학 공연이 끝난 뒤 미첼이 화려한 불꽃과 함께 등장했다. 2시간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미첼의 등장을 기다렸던 1만여 팬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원조 헤드윅을 열렬히 환영했다. 스탠드 석과 지정 좌석의 구분이 없어지는 순간이었다. 미첼은 헤드윅 노래 중 가장 하드한 '앵그리 인치(Angry Inch)'로 첫 테이프를 끊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신들린듯한 무대 매너를 선보였다. 노래 도중 긴 가운을 벗자 몸을 감싸는 검은 미니 드레스와 부츠 차림이 드러났다. 남성의 성기를 상징하는 커다란 수술을 떼어낸 뒤 미첼은 무대 바닥을 구르고 기면서 노래를 불렀다.

무대 곳곳에서 불꽃이 터져 나오며 노래가 끝났지만 객석의 환호소리는 끝날 줄 몰랐다. 야광봉과 플래카드를 흔들며 출렁거리는 관객석을 바라보며 미첼은 감동한 듯 "오 마이 갓(Oh, my God)"을 연발했다. 진정하라는 듯 스탱딩 석으로 물을 뿌리고는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객석은 또다시 흥분했다. "먼 길을 왔습니다. 이런 긴 여행을 하기에는 너무 늙어버렸어요"라며 오프닝 멘트를 익살스런 표정으로 전했다. 미첼은 관객과 소통을 위해 한국어를 꽤나 많이 준비했다. 한국어로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라는 말을 연방 되뇌며 "헤드윅이라면 매일 이 말을 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유도했다.
두 번째 곡은 잔잔한 분위기의 '위크드 리틀 타운(Wicked Little Town)'이었다. 뮤지컬 '헤드윅'의 작곡가 겸 음악감독인 스티븐 트래스크가 아무런 소개 없이 슬며시 건반으로 들어와 미첼과 호흡을 맞췄다. 코러스를 넣는 이영미에게 영화 '헤드윅'과 마찬가지로 "광희,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하기도 했다. 고개를 숙이는 한국식 인사로 노래를 끝마친 미첼은 트래스크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트래스크는 직접 기타로 반주를 하며 토미 역의 노래 '인 유어 암즈 투나잇(In Your Arms Tonight)'과 '롱 그리프트(Long Grift)'를 불렀다. 트레스크는 실제로 영화 '헤드윅' 토미 역의 모든 노래를 불렀다.
● 한복 입고 한국 동요 '섬아기'를 열창

다시 등장한 미첼의 머리에는 헤드윅 가발 대신 금발의 가채가 자리하고 있었다. 의상 역시 황금색 한복으로 바뀌었다. 한국 팬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 "나는 네 엄마가 아니야"라는 알 수 없는 한국어를 하더니 조금 슬픈 한국 노래라며 '섬아기'란 동요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 도중 '황진이 춤사위'를 선보이기도 한 미첼은 완벽한 한국어 발음으로 2절까지 노래를 부르는 열정을 보였다. 노래를 마친 뒤 "나는 네 엄마가 아니야. 여러분과 함께 있을 거야"라는 말로 팬들에게 감동을 줬다.
미첼은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 인디 밴드 못(Mot)의 '날개'란 곡을 한국어로 준비했다. "콘서트가 결정되고 나서 구글에 가 '코리안 인디 밴드'로 검색을 해 봤다. '날개'를 듣는 순간 노래가 머리를 뚫고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극찬하며 '날개'를 선곡한 이유를 풀어냈다.
이후 미첼은 눈빛과 몸짓을 다하며 '사랑의 기원(Origin of love)'을 불렀고 많은 관객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앵콜 송으로 '윙 인 어 박스(Wig In a Box)'를 8명의 한국 헤드윅과 함께 부른 미첼은 오만석에 품에 안기는 등 장난을 치며 한국 헤드윅 팀과의 친근함을 과시했다. 대미는 '미드나잇 라디오(Midnight Radio)'가 장식했다.
후렴인 "손을 들고~" 부분에서 관객 전부가 손을 높이 들고 노래를 목 놓아 불러 장관을 연출했다. 2곡의 앵콜 송이 끝났지만 많은 관객은 미첼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계속 앵콜을 외쳤다. 하지만 소망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원조 헤드윅 미첼을 볼 수 있는 '헤드윅 콘서트'는 오는 화요일(29일) 오후 8시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홍은미 기자
hongkim@jesnews.co.kkr
내일이 막공이라는군아.
퇴근길에 OST로 목소리나 들어야겠어.
제발 포털들은 자극적인 기사대신 저런 걸 메인화면에 배치좀 하라고요.ㅜㅜ
제 말이요 @@;;
이런..언니가 미첼에게 관심이 있었다면 얘기나 좀 해줄껄...ㅡ.ㅜ
오늘 현장판매도 하는데... 정말 밥두끼 안먹고 꼭 볼만함.. 미첼!!!!!
술 두번이겠지@@; 그돈이면 내 한달치 식대요;;
얘기 미리 해줬으면, 오늘꺼 분명 예매했을낀대;; 흑 ㅜㅠ
(영화+뮤지컬 을 본 사람이 어찌 미첼에 관심이 없겠소!!!)
오호호호... 모르셨구나..후후훗
전 이거때문에 좀 바빴어요~
바쁘기까지 하셨으면서, 왜 관련글을 포스팅 안하셨나요. 흑 ㅜㅠ
지나가다 리플달아요~ 표 아직 있답니다 현장판매도 해요!!ㅋㅋ
네, 알고는 있지만;;; 그렇지만;;; 흑
무섭게 생겼네요=ㅁ=
허거덩!~
노노노! 무섭게 안생겼삼! ㅜㅠ
세월의 형벌로 액면에 손상이 오긴 했지만, 역할이 역할인 만큼 미소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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